진료실 단상斷想 -익상편翼狀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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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15회 작성일 20-11-05 01:41본문
진료실 단상斷想
-익상편翼狀片-
창가에핀석류꽃
살아온 세월 목메어 어머니 그리운 날은
바람 곁에 앉아 꿈을 꾼다
도둑놈풀 같은 세월 한 자락 바늘귀 붙들고
몇 번을 고누다 내게 건네신다
”우찌 그런기 다 보이노“
인출된 흑백사진 한 장 지나가는
바람 따라 하얀 길을 나섰다.
눈이 따갑다.
“아버님!
턱을 올리고 오른쪽을 보세요“
인화된 시간 퇴적 긁어내는
무심히 앉았던 어머니 자리,
언제부턴지 눈 안에서 날개 퍼덕일 때마다
오래된 눈물 빨갛게 번져 나오는
내 어머니의 바늘귀
날아 나온 비둘기 한 마리 저녁노을로 들어가고 있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군날개를 앓으셨나 봅니다. 세월이 참 무상합니다. 야속하지요. 더욱 힘을 내야 할 계절이 찾아왔나 봅니다. 힘내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옛 시 한편 올립니다. 힘 내시길요, 시인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쟁이 박인환 시인의 시를 올리셨네요. 노래가 먼저 떠올라요.
고맙습니다. 근데 전 항상 힘이 넘친답니다.
그동안 바쁜일이 있어서 글이 좀 뜸했습니다. 날건달님의 글 자주 감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겸손하시고 감성이 촉촉하신 시인님의 글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코렐리님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성적인 시를 쓰셨네요.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직조된 천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언어 구사력이 역시 훌륭하십니다.
어떤 시를 쓰시든 높은 수준을 달성하시는군요. 석류꽃의 훌륭한 시 읽고 마음이 데워져서 갑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말씀을요. 늘 부족한 글에 영양제를 한대씩 꾸욱 찔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창방이 언제나 환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EKangCherl님의 댓글
EKangCher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훌륭한 시입니다..
도둑놈풀이 있다니 신기합니다..
매번 미완의 시를 쓸 때 마다 시인의 자격을 논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된 시를 쓰게 되면 역시 나는 시인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좋은 시를 썼지만 내일은 허탕치는 일이 반복되고..
또 다시 시인의 자격을 논하겠지요..
엄마는 항상 좋다고 하십니다..
고맙습니다..
^^*..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강철 시인님은 참 훌륭하신 어머니를 두신 분 같아서
부럽네요. 책도 많이 읽으신 분이라 하셨죠? 늘 시인님을
가까이서 격려해주시고 고이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길이
느껴지는 군요.
시란, 어떤 의미에서는 전부가 미완의 작품이며, 시인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만, 좋은시, 좋은 시인은 많이 있겠지요.
부족한 글에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휴대폰으로 올리다 보니 답글이 늦었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 곁에 앉아 꾸는 꿈
아름다운 표현처럼 데려오고 싶은 꿈일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제를 어머니의 생에 빗대
날개를 펄럭이셔서 뭉클한 감흥에 젖게 만드시는군요
붉게 충혈된 눈자위엔 늘 어머니가 앉아계셔서
어루만져 주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짙은 시의 향기 잘 감상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햇살 밝은 가을 보내십시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라는 말은 아무리 불러도 지치지않는 그리움이자
마음의 안식입니다. 호호 백발이 되어도 진정 안기고 싶은 품은
어머니의 살냄새 나는 품이겠지요.
부족한 글에 향기를 더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날이 서늘해집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향기롭고
평안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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