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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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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38회 작성일 20-11-09 00:51

본문

밤기차



밤기차는 어느 이국의 도시에서 출발하였다. 그 이국의 도시에서는 

한밤중 기차역 지붕에서 까마귀가 울었다. 까마귀 발톱을 가리키며 어느 아이가 울었다. 아이 엄마도 울었다. 역 앞 광장에서는 흑인들이 짐짝처럼 쌓여 잠들어 있었다. 내 어머니께서는 어릴 적부터 홍시를 좋아하셨다. 나는 그래서 내 기쁨이든 슬픔이든 외로움이든 그 속에 빠알간 홍시를 가득가득 담고 다녔다. 허공과 구름과 오솔길과 나뭇잎 살랑거리는 사이 그 어디쯤에서 날아다니던 까마귀가 내려와 홍시의 혈육을 쪼아먹는다. 밤기차는 

까맣게 피부 위에 썩은 홍시의 문을 열고, 어린 어머니와 늙은 어머니가 느릿하게 흔들리는 그네에 앉아 함께 바깥을 내다보신다. "어머니, 저 기차는 이국으로 떠나갈 겁니다." "밤의 일렁임이 파동이 되어, 저는 못 견디게 못견디게

떠나가고 싶어요." "각혈하는 네 강철바퀴에 운명이라는 윤활유를 얹으렴." 나는 별빛이 푸르스름하게 내려앉는 바간의 초원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검은 탑에 올랐다. 탑의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나는 내 눈알을 하나씩 뽑았다. 다리 세개 달린 까마귀가, 조용히 천공 한가운데 멎은 보름달을 쫀다. 보름달은 혈육을 빨갛게 부풀린다. 부끄런 소리가 숨길 수 없이 달무리에 드러난다. 홍시의 과즙이 뚝뚝 흘러내리듯, 밤기차는 소녀를 이 초원으로 자오선 넘어 데려왔다. 그런데 다시 보니, 소녀가 아니라 하얀 대리석상이 까마득한 탑 꼭대기에 얼어붙어 있었다.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자식의 애달픈 심정이 곱게 느껴지는군요.  올려주신 시를 감상하며  중국의 회귤고사와 박인로의 고시조가 떠오르는군요.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의식의 순화가 거역의 몸살을 앓고 있네요
거역의 힘이 자연에서 왔으면
누구라는 힘과 하나라는 힘이 역설적이지  않게
가치 있게 성결적으로 이행될 듯 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자의식이 없는
둥글둥글한 시를 싫어하고 적극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tang시인님께서 날카롭게 지적해주시니 큰 도움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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