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추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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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운님의 댓글

어둠모루*에서 / 백록
종갓집 제삿밥 얻어먹으러 가던 어스름 길목이다
돌아올 때는 어김없이 귀신들과 마주치던
이승과 저승의 경계로 비치던 그 기정엔
어린 숨통 마구 조여버리던 그 고개엔
허기진 귀신들 우글거렸다
목 없는 귀신 발 없는 귀신
총각귀신 처녀귀신
젊은 할망 시아비귀신 시어미귀신
서방귀신 아들귀신
더욱이 그 혼령들 같은 눈보라 몰아치는 밤이면
그 할망 치맛자락 행여나 놓칠 새라
덜덜덜 떨며 전전긍긍하던
소싯적 소름들
그런 그가 어느덧
하르방 행색으로 그 행간을 훔친다
노을을 따라 늘그막이 지나치던 그 모루로
귓가시낭 여름들 시뻘겋게 비친다며
마른 젖내 풍기는 큰개*를 향해
선귓물*로 철철 넘치던
지난날의 피비린내를
언뜻, 송장내로 읽히는
그 송잣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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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대포마을의 지명과 하천들
김태운님의 댓글

시조時調 / 백록
가나다 라마바사 아자차 카타파하
세 글자 넘은 소리
네 글자 넘는 소리
가급적 끝행에 넣어
엄격하게 맞추세
세마치 네마치로
기미년 3월의 수
무자년 4월의 수
살 3 자 죽을 4 자
때때로 큰 숫자 하나
잊지 말고 꾸리세
부득불 5의 경계 가급적 넘지 마세
세 소리 넘는 글자
네 소리 넘은 글자
어차피 써야 한다면
혼이라도 섞으세
피플멘66님의 댓글

여기 회랑 냄새 팡팡 풍기입니다
회랑은 옛스럽고 이국적이고
복도는 한국적이고
그렇잖아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그런가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내친김에 이국적인 섬엣글 하나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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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피운다. 동백꽃 / 백록
우영팟 터무니로 멍울진 울혈들
울컥 울컥거린다
지난 여름 그토록 흘린 땀들
가을에 겨우 식어가는가 싶었는데
입동의 기슭으로 그렁그렁 맺혔구나
이녁의 몸뚱이는 홀로코스트의 구천을 떠도는
울 할망 하르방의 망령처럼
늙디 늙었어도
늘 푸른 정신머리 그 열정만큼은
붉은 심장 몽우리들로
잔뜩 품었구나
봉긋 봉긋
속울음 실컷 토악질해대는
한풀이 살풀이 장단으로
돔박 돔박
어느 사월에 피 섞인 흙으로 묻혔을
당신의 피곤한 육신은
그새 일흔 해를 넘겼을 터
그 혼만큼은 아직 청춘이구나
이 섬의 영원한 피구나
젊디 젊은
피플멘66님의 댓글의 댓글

아~
네 그렇죠 회랑님
그래서 제가
자전거 치우라는
이야기 했슴다
레떼님의 댓글

안녕하세요? 인사드립니다.
시인님의 시를 접하니, 요즘정치 행태가 떠오릅니다,,꼭 요즘 정치행태을 보는 듯 합니다
누구 누구 할 것 없이(그러나 주인공은 있지만요) 블랙코미디를 하는지,,시나리오는 누가썼는지,
결말은 비극인지 희극인지? 은근히 기대되는 블랙코미디같은 현실을 풍자한 듯한 시
저의 느낌입니다..그런데 어떻게 이렇듯 맘에 있는 것을 글로 잘 표현하시는가요?
언뜻보면 가벼운 듯, 곰곰히 보면 무인의 결기가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주말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십시요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요즘 세상이 좀 그렇습니다
말씀마따나 블랙코미디
그렇다고 세상의 일원으로서 관심을 끌 수도 없고
아무튼 오지랖인 셈이지요
졸글에 대한
관심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지나치다 간혹 살펴보지만
참 좋다고 느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