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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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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9회 작성일 20-11-16 23:31

본문

철수는 단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였을 뿐이다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그저 책만 봤다

책이 눈빛에 삭아서 흩어질 것만 같았다

상장도 많이 타가는 전교의 우등생이었다

철도 빨리 들어서 커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책임지고 모시고 살겠다더니 어느 회사를 차려서는

상상도 못할 성공을 해버리고 말았다


근데 나이를 하나둘 먹어가다 보니, 시대를 보는

혜안은 공부할 수 없는 물건이었던 모양이다

이 자식은 대체 무엇이 부족한지 뉴스에 자주 뜨다가

명사라는 명사는 다 긁어모아서 간판을 하나 세우더니

박사까지 딴 놈이 줏대없이 갈팡질팡하다가 급기야는

문 열고 현판식 하는 일만 지겹게 일삼다가

재산이고 뭐고 다 그 짓거리에 모조리 몰아넣은 채

인기도 여론도 한순간에 식어버리고 말았다


안됐지만 이놈은 총기를 다 잃고 말았다

철깨나 든 놈인 줄 알았더니 그런 척만 하다가

수치도 모르고 나앉고 말았구나, 빈 깡통 같은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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