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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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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85회 작성일 20-11-20 04:58

본문

친구곱창 가게에는 일상의 톱니바퀴에 부대끼는 사람들이 연탄불 위 가부좌 한 철판 주위로 둘러앉아 저마다 화두를 굽고 있다 자유에 대한 갈망, 그 갈피의 끝은 어디일까? 뿌연 연기 가득한 창문 너머 족쇄를 끊기 위한 망치 소리가 파벽토와 섞여 바닥으로 떨어진다 성자와 사탄이 서로 부둥켜안고 살가죽을 비벼대며 지새우는 밤, 성난 가을비 속으로 황량한 불모지에 넘어진 한 사내가 곱창 골목을 걸어간다 영혼의 갈증으로 괴로워하다가 갈림길 앞에선 그 사내가 비난과 거짓말을 일삼던 죄 많은 나의 혓바닥을 깃털처럼 가벼운 손길로 뽑아버렸다 천사의 검으로 교활한 뱀의 혓바닥이 봉인된 나의 가슴을 갈라 펄떡이는 심장을 꺼낸 뒤 활활 타는 잉걸을 갈라진 늑골 속으로 꽂아 버렸다 사람들은 밤새 달아오른 곱창을 잘강잘강 곱씹으며 침음하고 있는데 먹구름 가득한 밤하늘에 소나기만 세차게 쏟아진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온전함을 부수고 완전함의 미맹길에 섭니다
생의 탈루는 지남함과 만나고
그로테스크한 환희로운 생명의 여력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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