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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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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슬픈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0-11-20 19:17

본문

          스스로 죽다

고통,

목젖은 붓고

긴 호흡에 피가 맺힌다

주어진 삶의 형태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 항상 그러하고

그런 고정이 평생 無期의 삶으로 내몰았는데

희망이란 비루한 것,

통증은 감당해야할 업보라고 속살거린다

벽에 기대 다리를 뻗다

다리는 다른 벽에 부딪히며

여기가 獄의 독실임을 일깨워주고

껍데기뿐인 육신마저

허락 없이 허물을 벗게 되면

본부장 귀하신 보고서에

이름 석 자 올릴게 짜증스러워

통제실 모니터는 그저 한낮이다

죽는다는 게 이렇게 번잡한가?

옆으로 누웠다, 이불을 차고 고개를 이리저리.

이승의 저편에서

어떤 모습의 해후를 꿈꾸기에

무기수는 저리 버둥거리나?

잊힌다는 게 죽음인데

그저 허울뿐인 물리적 자살은

공기만 휘적거릴 뿐

이승을 넘으려는 자는 그저 덤덤하다

생각을 해 보세요

괜찮습니다. 다 정리해 놓았어요

그래도 치료는 받아봐야잖아요

이제 뭐 끝인데요. 진짜 괜찮습니다.

무기수는 스스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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