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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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편지
소식은 없지만, 잘 계신 것으로 생각하렵니다 어제는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된통 까졌습니다 기다림에 박제가 된 몸은 피도 안 흘리더군요 세상에 무심히 태어나서 유심한 그리움을 간직한 죄가 그렇게 크더랍니다 기다린 그 무엇이 기대가 아닌, 침묵과 암흑의 벙어리 묵시록인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저야 매일 영혼이 어둡게 흔들리지만, 그대는 태양이 눈부신 날처럼 환한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저도 꿈 속에 깃든 나의 꿈만 부여잡고 무작정 환해지고 싶습니다 그대와는 아무 상관없는 내 꿈 속의 그대가 있어, 그나마 삶이 덜 외롭기에 말입니다 - 繕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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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읽으며 내내 제가 벙어리로구나 싶었습니다
이 마을도 어쩌다 몇몇만 빼고 죄다 침묵
시대가 모두 냉가슴이로구나싶습니다
햐여 말문 좀 트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가 머무는 시간대가 워낙에 냉냉한 시대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코로나까지 거들어
소위, 언택트 Untact가 삶의 미덕이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 情이 메말라가는 이 시대
여기 시와 그리움이 희미해지는 마을도 썰렁한 분위기는 마찬가지
뭐, 無消息이 喜消息이라고 마음의 위안이나
삼아야할 거 같기도 합니다
부족한 글,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안.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