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길을 걷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억새밭 길을 걷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3회 작성일 20-12-07 09:44

본문

억새밭 길을 걷다 




저 고원을 가득 덮은 억새들이 

무엇을 위해 호곡하고 있는 것인지 난 몰랐었네. 그대 핏줄 안으로 요동치는 능선이 지나가고 

핏줄을 찢는 안으로부터의 바람에 

돛이 한가득 펼쳐졌네. 그리고 띄엄띄엄 울고 있는  

파르라니 달빛이 싸각싸각 

검은 바위 피부를 차츰차츰 벗겨가고 있었네.

누군가 부르기라도 하는듯,

나 억새들 사이 묻힌 길을 찾아 

올라갔네. 나, 애(脹子) 흘리며 혼자 올라갔네.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뜨거운 양수(羊水)가 뚝뚝 듣고 있었네. 

나 여기 길이 있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네. 


비린 억새줄기가 바람에 한껏 

휘어질 때마다

달빛이 검은 것들 사이에서 위태로이

표류할 때마다


나는 좁은 길을 올라 밤하늘로 향하고 있었지.  

신목이 내 위에서 숱한 잎들을

바람에 흔들어주는 소리. 


별들을 보라. 억새밭이 몸부림치는. 하얀 직선들 서로 겹치고 

서로 부딪치고 서로 베고 베이고 서로 피 흘리고 그 위에 

오롯이 정지해 있는 별들을 보라. 사슴 한 마리처럼 

이 요동치는 난폭한 것들 사이에서 

간절한 목소리로 울어보렴. 들어라. 돛이 펄럭인다. 돛이 죽어간다. 돛에 불을 붙여라. 개펄에 

잘린 발목을 묻어라. 


나는 저 높은 밤의 능선에 사슴

한 마리가 서 있는 것을 보았지. 사슴은 미동도 하지 않았지. 사위가 까만 파도 밀려오듯 

사슴의 실루엣은 하얗게 넋놓았다. 

그리고 

폐선 하나.

그것은 까마득하게 높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좁은 길 하나가 

거기까지 이어져 있었지.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꼭 발목을 자른 범죄자 같은 느낌..
무섭다고 할까요??
그런데 왜 신비로울까요..
참 아이러니입니다
고맙습니다
^^

Total 554건 6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4
달빛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1-12
203
이졸데 댓글+ 1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1-11
20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1-10
201
오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1-09
20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1-08
199
눈 내리는 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1-07
198
축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1-06
197
黑雪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1-05
196
雪國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1-04
19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1-02
194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1-01
193
성에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2-30
192
바다 또 바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2-29
191
봄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2-27
19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 12-26
189
밤바다에서 댓글+ 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2-25
18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2-22
187
호박(琥珀)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2-21
18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2-18
185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 12-17
184
천사의 노래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12-16
18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2-14
18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12-13
181
복숭아꽃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1
180
시인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2-10
179
소묘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12-09
17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2-08
열람중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07
17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2-06
17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2-05
174
폐타이어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2-04
173
수린(水鱗)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2-03
17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2-02
171
첫눈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2-01
170
평균율의 밤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11-30
16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11-27
168
돛대도 없이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1-26
16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11-24
166
사슴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1-23
165
바다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11-21
164
편지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 11-19
163
편지 댓글+ 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0 11-17
162
소리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1-16
161
등꽃 아래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1-15
160
자목련 댓글+ 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11-14
159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11-13
158
동백꽃 여자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1-12
157
소나기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1-11
156
낙엽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1-10
155
밤기차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11-09
154
彩色版畫 댓글+ 1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11-08
15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1-06
152
가을달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1-05
151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11-04
150
서엘리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11-03
14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1-02
148
며칠간만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1-01
147
아침 댓글+ 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10-31
146
항해자의 꿈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30
145
간이역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29
144
晩秋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0-28
14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10-27
142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0-26
14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0-25
14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10-24
139
겨울 간이역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10-23
138
소나무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0-22
137
밤의 숲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21
13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10-20
135
시인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10-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