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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 길을 걷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5회 작성일 20-12-07 09:44

본문

억새밭 길을 걷다 




저 고원을 가득 덮은 억새들이 

무엇을 위해 호곡하고 있는 것인지 난 몰랐었네. 그대 핏줄 안으로 요동치는 능선이 지나가고 

핏줄을 찢는 안으로부터의 바람에 

돛이 한가득 펼쳐졌네. 그리고 띄엄띄엄 울고 있는  

파르라니 달빛이 싸각싸각 

검은 바위 피부를 차츰차츰 벗겨가고 있었네.

누군가 부르기라도 하는듯,

나 억새들 사이 묻힌 길을 찾아 

올라갔네. 나, 애(脹子) 흘리며 혼자 올라갔네. 


내가 걸어가는 길마다 

뜨거운 양수(羊水)가 뚝뚝 듣고 있었네. 

나 여기 길이 있는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네. 


비린 억새줄기가 바람에 한껏 

휘어질 때마다

달빛이 검은 것들 사이에서 위태로이

표류할 때마다


나는 좁은 길을 올라 밤하늘로 향하고 있었지.  

신목이 내 위에서 숱한 잎들을

바람에 흔들어주는 소리. 


별들을 보라. 억새밭이 몸부림치는. 하얀 직선들 서로 겹치고 

서로 부딪치고 서로 베고 베이고 서로 피 흘리고 그 위에 

오롯이 정지해 있는 별들을 보라. 사슴 한 마리처럼 

이 요동치는 난폭한 것들 사이에서 

간절한 목소리로 울어보렴. 들어라. 돛이 펄럭인다. 돛이 죽어간다. 돛에 불을 붙여라. 개펄에 

잘린 발목을 묻어라. 


나는 저 높은 밤의 능선에 사슴

한 마리가 서 있는 것을 보았지. 사슴은 미동도 하지 않았지. 사위가 까만 파도 밀려오듯 

사슴의 실루엣은 하얗게 넋놓았다. 

그리고 

폐선 하나.

그것은 까마득하게 높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좁은 길 하나가 

거기까지 이어져 있었지.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꼭 발목을 자른 범죄자 같은 느낌..
무섭다고 할까요??
그런데 왜 신비로울까요..
참 아이러니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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