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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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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19회 작성일 20-12-07 09:50

본문

비추* / 백록

 

 

을씨년스런 가을이 문득 겨울로 날아갔답니다

순결 같은 계절에 핀 붉은 생각을 훔치기 위해

씩씩거리며, 마침내 비친 동백꽃

드센 고집이며 피비린내 흥건했지만 제법 군침이 고였답니다

하여, 한동안 그 기슭의 텃새가 되기로 작정했답니다

그러나 너무 추웠답니다

슬슬 양기陽氣가 그리울 수밖에요

참새들 들쥐들 소문에 의하면

구석구석을 찍구찍구하며

계속 염탐 중이랍니다

음탕한 생각을 품고


대설에 온다는 눈은 아니 오고
흙비만 얼씬거립니다
추적추적

 

 

---------------------

* 직박구리. 제주 방언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리수 / 백록


각자 제 손가락을 가지고 수를 세고 있다
x는 저린 오른손으로
y는 뻣뻣한 왼손으로
z는 그냥 두 손으로

x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절대 모른다고 우긴다
y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 턱이 없다고 무시한다
z는 게놈이나 지놈이나 매한가지라고 한다
걸이 도긴개긴이라 외치듯

당신들 우왕좌왕하지 말고 그렇게들 잘 알면
둘이 모인 √2나 셋이 섞인  √3을 가지고 끝까지 풀어보라
저만 정상이라고 우기는 자들
제 손가락 다섯 개에 루트를 씌워보든지
그 뿌리까지 캐보든지

거기에 팔의 루트 파이가 보일 거다
네 손이고 내 손가락인
그런 수가 보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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