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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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슬픈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66회 작성일 20-12-08 19:54본문
놀 이 터 에 서
아이는 계속해서 물장난을 한다.
손으로 정신없이 물을 휘젓고는
피어나는 동심원을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비온 뒤 물 고인 모래 위
저에게 신비한 세상이었으리라
제 주먹보다 더 큰 돌멩이를 용케도 들어
냅다 내리치고는 첨벙거리고 있다.
마치 그 속에 움직이는 고기라도 있는 듯.
아이의 발 밑으로 흙탕물이 고이고
아이는 힘에 겨운 듯 주저앉는다.
이미 축축한 흰 셔츠에
잔 흙물이 스며든다.
시간은 오후 여섯 시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 있나?
그러나 아이는 부모 찾는 것도 잊은 듯
계속해서 물질만 한다.
이미 아이는 지쳐있다.
제가 생겨난 물 속에서
고향 그리워, 그리워
나는 그 물 속에서 수개월을 살았네
본성이 아이를 짓누르는 순간에도
아이는 지쳐가고 있다.
시간이 가고 파장한 놀이터에
어둠이 오고
이제 물질도 지겨운 듯
아이는 사방을 둘러본다.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 있나?
갑자기 엄습하는 공포가
드디어 아이의 물질을 멈추게 하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도대체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 있나?
저 아이는
왜 저기에 있나?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문답 같은 시입니다
정말 숨은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재미있게 읽다가 돌아가는 발걸음이 움찔합니다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 있나
저 아이는 왜 저기에 있나
나는 그 물 속에서 수개월을 살았네
정말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더 먹어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만 생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