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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0회 작성일 20-12-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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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는 글 / 심월 이상원

 

허우적거릴줄만 알았지

왜 사는지는 몰랐어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건강검진은 귀찮기만 했지

가끔 듣는 암 애기는

남의 애기로만 들렸지요

안 올 것이 왔는데도

올 곳이 온 것처럼 덤덤했잖아

차암 사는 게 뭐라고

허겁지겁 달려왔을까?

여차저차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데

아무 할 말이 없는 거야

복강경수술이라 간단하다더니

왜 배를 째놓은거야

환장하게 아프다는 말

내가 겪을 줄 누가 알았겠어

사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것도 그리 만만치는 않아

내나이 쌍육인데

아직 갈때가 아니었던게야

큰아들한데만 날린 문자가

깨어나지 않으면 봐라!

와이프는 정말로 남길게 없었나보다고

쩐 나브랑이라도 있었을까봐

허우적거릴줄만 알았지

왜 사는지는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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