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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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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3회 작성일 20-12-21 11:19

본문

동지冬至/ 백록

 

 

 

동지에 둥지를 튼 부리 하나가 새알 새알거리고 있었다

쌀이 있네 없네 팥이 있네 없네 토닥거리며

아비가 있네 없네 어미가 있네 없네 투덜거리며

하르방은 일찍이 하늘로 날아가셨다며

할망은 지금 어느 땅에서 날품을 팔고 계실 거라며

오늘따라 팥죽이 먹고 싶다며

 

그런 시절이 있었지

오늘이 마침 그날 같은

20201221

 

허구한 날 하늘을 그리던 수탉이 어쩌다 날개를 잃고 홀로의 둥지에서 냉장고를 뒤적거리고 있다

오늘따라 팥죽이 먹고 싶다며

이순이 넘도록 콩인지 팥인지도 가리지 못하는 주제에

어떻게 쑤어야 죽이 되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할 수 없이 무딘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수소문해보니

시장통을 뒤지면 있을 거라지만

거기엔 쥐눈이콩의 눈보다 작은 바이러스들 

바글 바글거린다는데

 

눈도 가물가물한데 아이고 모르겠다며

좀 이따가 창피를 무릅쓰고 마스크를 쓰고

동네 마트라도 기웃거려봐야겠다며

독백의 부리를 쪼고 있다

씨부렁거리며

 

토닥 토닥

투덜 투덜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네마트에 포장한 옛날 팥죽이 있습디다
ㅎㅎ
우리 마눌님안테 칭찬 받앗습니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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