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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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가난하다.
길은 가난하다.
큰 가슴이라 그저 가슴 열어 다 품는 큰 길은 넓어서
여간해선 말이 없다.
좁은 골목길은 작은 집들이 다닥, 다닥 붙어 온기가
있고 좁아서 서로의 온기와 웃음이 가깝다.
가까워서 다 듣는 좁은 골목길은 그래서 항상 돌아
돌아도 입꼬리가 올라가 따뜻하게 웃고 있다.
길은 가난하다.
부모의 길은 늘 좁고 가파르다.
아버지의 길은 밖으로 난 길로 그 끝에는 물빛 바다가
있었다.
어머니의 길은 늘 좁고 가파른 길로 그 언덕에 올라가
보면 늘 햇볕이 따뜻하게 앉아 웃고 있었다.
길은 가난하다.
언제나 비워지고 비워지는 알몸이다.
언제나 좁은 길이 좁은 골목을 손 꼭잡고 돌아 돌아
웃고 있다.
큰 길은 언제나 자식의 길이다.
말없이 비워 놓는다.
길은 가난하다.
늘 외로운 생들이 올라가 바람으로 비어간다.
나는 언제나 좁은 골목길이다.
아내의 손 꼭잡고 돌아 돌아 울며 웃는 좁은 골목길
일이 이의 손을 꼭잡고 있는 좁은 길위에
바람이 비어간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가난이라는 표현이 아주 단단하게 느껴집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고나plm 시인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벽 출근길에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미상님의 댓글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도 몸건강히 좋은 시로 만나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