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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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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0회 작성일 20-12-26 09:44

본문

세감도歲感圖 / 백록
 

아이 하나가 뛰어가고 있다 뒤를 한 젊은이가 잰걸음으로 바삐 따라가고 있다 그들의 뒤를 잔뜩 움츠린 늙은이가 느릿느릿 달팽이처럼 기어가고 있다 공중엔 이미 깃털 같은 것들이 희끗희끗 날고 있다 개중 추락하는 것들은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이 머리에서 녹아버리고 젊은이 발길에 밟혀버리더니 어느새 늙은이 깃털 흔적 같은 주름을 짓누르며 얼어붙고 있다 근처엔 정처 없는 비둘기 한 놈이 뒤뚱거리며 슬슬 눈치를 살피고 있다 곧 날아갈 듯, 이 세월도 어디론가 날아가는 중이라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글 / 백록


하얀 계절 한라의 기슭에서
무척 답답해진 생각이 천년 묵은 김치 같은 ᄒᆞᆫ글을 씹다가 문득
지난날 허튼 마음으로 삼천세계를 기웃거리던
융프라우의 전설을 소환한다

무의식과 유의식
그 어간에서
어느 처녀의 순결을 떠올리며

신라면에 꽤 붉어진 잠재의식의 핑곗거리를 붙들던
애초의 ㅎ처럼 나의 화끈한 감정과
지금의 ㄴ처럼 늘어진 표정
그 꿈결 사이에서

어느덧 흐릿해진 나의 혼을 품고
있는 듯 없는 듯한 홀소리
그런 글 같은 아래아
검은 점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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