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발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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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846회 작성일 20-12-28 02:34본문
외발자전거
지군
짜여진 결말처럼 너를 맞았다
네가 눈 밖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중심 잡기
나를 일으켜 전부 줄게
삶에 한번 갔다가 죽음에 한번 갔다가
너는 리드미컬하게 나를 받아들이며
궁극으로 달려가기
그리고 윙크하기
흐린 날들을 빠짐없이 기록하던 화초가 더 이상 해를 찾지 않음 (일어나기)
유행 지난 옷들을 수거함에 넣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세상이 낯설어짐, 길을 잃음 (일어나기)
오리들의 잔발들이 천변을 달림, 부질없음 (일어나기)
『월광』의 음표들이 밥상을 차리지 않음 (일어나기)
느닷없이 헤비메탈을 귀에 꽂더니 벽에다 대고 욕설을 하기 시작함 (달리기)
열렬히 낡은 열렬히 돌아가던 빨랫감이 별안간 세탁기와 멱살다짐을 함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300개를 함, 비가 안으로 들이치지 않음 (달리기)
댓글목록
젯소님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음악과 시가 참 서럽습니다. 뭔지...모르게요.
지군님의 댓글의 댓글
지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ㄱㄷㅅ 님, 반갑습니다.
청승을 감췄는데, 오감이 싱싱하십니다.
살아 움직이는 시의 본적지는 그곳이겠습니다.
기득권 카르텔의 혹세무민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마을도 그들의 수중으로 넘어간 듯합니다.
싱싱한 오감 앞에 마타도어란 한낱 악취에 불과하겠습니다.
젯소 님은 시대를 읽을 줄 아는 이 마을 몇 안 되는 시인 중 한 분 아닌가 여겨집니다.
독립군의 자세로 다시 앉아 있는데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온몸을 갈아서 쓰는 시, 경의를 표합니다.
젯소님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끓는다, 물이 끓는다
라면을 먹으려고 물을 끓인다.
시름시름 열을 받기 시작하던 물방울들
하얗게 질리며 부풀며 떨린다.
그 중 한 방울 유난히 방울을 키우며
남비 중앙으로 스스로를 던진다
한번 해보자는 것인지,
미칠 것 같아 자폭이라도 하는건지,
곧이어 또 한 방울
나를 따르라는 것인지,
너 죽고 나 죽어보자는 것인지,
그러자 방울을 맞대고 들끓던
물방울들이 와글와글 일어선다
기포 한 방울이, 터지고
또 한 방울이 깨지고,
마침내 끓는다. 물이 끓는다.
조국, 추미애는 이 정부의 내리막길이 시작되는 징후나
실패한 사법 개혁, 검찰 개혁, 언론 적폐 개혁의 증상이 아니라
드디어 물이 끓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반쪽을 내고 끓는 물에 넣은 라면,
처음에는 딱딱하고 마른 라면에 말라 붙어 있던 스프가
끓는 물의 운동으로 뼈가 녹고 온 남비가 스프 국물로 뒤끓는다.
라면 꽤나 끓여 본 서민은 읽을 수 있는 판세를
남이 해준 진수성찬만 먹고 산 사람들에겐 거꾸로 읽히는 것이다.
이미 라면은 끓는 남비 안에 들어와 있다
얼마전 딴지 일보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인데
별로 읽지 않더라구요. ㅋㅋ라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스불을 켰고, 물이 끓기 시작했고,
모든 것은 진행중입니다.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마지막 민주화 운동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모든 시들이 대리석의 질감을 가졌습니다.
젯소님의 댓글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윤짜장의 쌍판떼기가 자주 보여 신문을 덮었습니다. 정말 답답하고 터부룩한 얼굴 입니다.
표창장 한장을 건지려고 온 나라를 개죽을 쑤어 놓은 우리나라 검찰과 언론과
마저 짜내지 못한 고름이 제 눈에도 묻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다시 정면으로 그 쌍판떼기를 보아야 하고
한 자도 빠뜨리지 않고 꼼꼼히 읽고 관찰하고 들여다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신문을 덮게 만드는 피로감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꽤나 민주화가 된 것 같은 눈속임에 취해
잎만 몇 장 따내고, 가지만 쳐내고, 정작 뽑아야 할 뿌리를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의 목숨이
달린 코로나 마저 정쟁에 끌어들여 이용해먹는 저질스럽고 비열한 모사꾼들의 발악이 판문점의
지뢰처럼 대한민국의 발목들을 작살내는 것 같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시끄럽게 침을 튀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지군님의 댓글의 댓글
지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치 또한 자본 권력의 손에 넘어간 지 오래입니다. 사법부와 검찰, 레거시 언론의 막후에는 자본이 있습니다. 민주화 이전의 시기에는 쿠데타의 주체가 군부였으나 민주화 이후의 시기에는 그 주체가 자본입니다. 시대성에 조응하는 교묘한 변이 과정의 산물인 것입니다. 이는 물질 가치를 선으로 여기는 현대의 병리적 현상과 유관합니다. 자본의 직간접적인 통제 아래 사법부와 검찰과 언론은 원팀이 됩니다. 그들은 빼앗긴 정치 권력을 회수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합니다. 법의 사각지대에서 자행되는 수많은 비위들은 제도권이라는 형식 속에 모두 파묻히고 맙니다. 조국 사태나 윤석렬 파동, 레거시 언론들의 악의적인 보도 행태 등은 모두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벌어지는 것입니다. 각성된 시민들의 광범위한 연대가 절실해지는 요즘입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입는 거 먹는 거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 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