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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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8회 작성일 20-12-30 20:42본문
성에
손가락 하나 자르고 사과나무
가지의 날카로움이랑 등나무 가지의 높이 기어오름이랑 칙백나무 가지의 썩어
가는 고통이랑 여기
뼈를 뒤에 흘리시며 멀리 걸어가신 울
할아버지, 떠오르는 검은 빛 구공탄
개 짖는 연기와 성에
안에서 죽어버린 빈 방.
미로 속에서 난설헌의 생가를 찾아간 적 있다.
얼음의 결정은 고웁고 얼음의 고독은 깨끗하고 얼음
그 자체는 아름답다. 지난(至難)한 가시는 성에가 되어
부용꽃 위에 놓여 있었다. 피어 흩어진 꽃들의
색채는 윤곽만 남아있을 뿐이고 그 투명함은 아직 내
병이 되었을 뿐이고 영롱한
치마 펼친 빈
꽃숭어리 안 분홍빛 벽지 바른 방. 빈 집이여. 비어있는
성에 속 공명하고 있는 겨울 아침 이른
햇빛에 뼛속까지 차웁게 적셔지고 있는.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돌멩이로 간음한 여인을 쳐 죽이는 자, 울 아버지는 그렇게 돌아가셨지요. 그리움에 얼어붙은 비석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면 뼛속 깊이 스며든 얼음의 데생처럼, 귀 잘린 미친 아이처럼 아버지도 미쳐가며 생을 버렸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저도 그렇게 미쳐갑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가 님을 구원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