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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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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0회 작성일 21-01-06 10:46

본문

​봄빛


아버지의 춤사위는 나의 늑골 속에서 인양되지 못한 채 두 개의 복숭아뼈를 묶어버린 올무처럼 폐선으로 시퍼렇게 가라앉았다.

따뜻한 아침볕이 수면을 간지럽히듯 찰랑거리면 수면 아래로부터 떠오르는 분홍 꽃 숭어리,
어두운 수면을 헤집어 차고 오르는 날치처럼 자리가 피어올랐다.
먼 데서 찾아온 아이들도 덩달아 바닥에서 솟아오른 물기둥을 타고 올라 몸을 내던지며 수면 위로 차올랐다.
수면을 뒤집어놓듯 감아올린 갈조의 자반 위로 숨 돌릴 틈도 없이 아이들이 뛰어간다.

내 유년의 꽃과 나비를 수놓은 새하얀 료칸의 풍경도 아이들 따라 떠내려가 버렸다.
축축한 다다미에 멈추어 선 푸른 눈동자,

해구의 바닥에서 내 아버지가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는데 아이들도 아버지의 춤사위를 따라 흐느적거리며 사라져버렸다.
연보라빛 파문을 일으키며 피어오른 자리 떼가 거센 등뼈를 세우고 공중제비를 돌며 시퍼런 하늘 위로 둥둥 떠다닌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건달 시인의 시에서 코렐리 시인이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시가 더욱 발전했다면 좋은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적어 봤습니다. 이 시에 대고 코렐리 시인님 운운하시면 그분께서 싫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아무튼,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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