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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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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30회 작성일 21-01-07 11:37

본문

빙점氷點 / 백록

 

대한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무심코 내비친 막장 드라마 같은 섬의 정체다
문득, 미우라 아야코의 심리가 얼씬거린다

안 그래도 불신과 의심의 눈빛으로 얼어붙은 거리는 온통 집착 같은 육각의 결정체로 푹푹 쌓인다
부모와 형제는 물론 자식들까지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 삭막한 표정으로
동안거의 무덤처럼 쌓이고 있다
한겨울의 절정으로
하얗게 새하얗게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의 경계를 지우며
사방팔방 꽉 막혀버린 섬이 온통 빌레왓처럼 얼어붙고 있다
왁왁하리만치 꽁꽁

아무리 그렇더라도 시베리아 벌판 같은 이 시간을 버티고 나면
머잖아 동녘으로 계절의 속편 같은 샛바람 기웃거리는 날
을씨년스런 전설의 세월을 훌훌 털어버린
이 섬의 동백들
언 심장을 화끈 달굴 것이다
붉게 더 붉게
이윽고 환해진 새 빛을 품는 날
보란 듯 확 풀릴 것이다
푸르게 더 푸르게

하여, 우리는 다시 마주할 것이다
야속한 계절에 정인이를 잃어버린
부정한 정인의 양심들
어느덧 서로 용서하며
옛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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