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달빛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9회 작성일 21-01-12 11:57

본문

달빛



어젯밤 유리창 어느 구석에 숨었는지 초승달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청록빛 심연이 슬쩍 방 한구석에서 새어나왔다. 


얼굴 없는 사람이 덜 자란 문조 (文鳥) 새싹이랑 차령고개 황토흙이랑 미얀마 황야 이끼 낀 석탑이랑 남해 무인도 밀려온 익사한 여자의 폐선같은 발바닥이랑 섞어서 내 방 천장에 프레스코화를 그리고 있다. 물감이 널 말랐던 어린 나는 


풀잎 새에 버둥거리던 방아깨비를 질끈 밟아버리며 웃던 적 있었다. 천장 한가운데에는 


우물같은 거울이 있어서 짐승들이 조용히 몰려든다. 석축 (石築)과 색채의 혀가 얽히는 프레스코화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얼굴이 동그랗고 보조개가 움푹 


상글상글 웃는 여자다. 그러면 천장이 낮아진다. 내 유년의 흰 살점 너머 은하수 거대한 회전이 작게 


들려올 정도로 낮아진다. 등나무 넝쿨이 질식하고 있다. 파랗게 황홀해지고 있다. 그리고 


여름비를 맞는 후박나무 가지에 우산 하나가 들려진다. 후두둑 비 듣는 소리도 들려온다. 초승달이 쏟아지는 별빛을 우산 하나로 가리는 대신, 나는 그 여자와 달빛과 함께 예리한 창틀 위를 걸어간다. 멀리서 빈 유리병 안으로 폐선 한 척이 들어가는 소리. 그 여자의 


자궁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으로 채워지는 소리. 그 여자의 자궁 속으로 익사한 사내가 들어가는 소리. 무거운 종소리. 달빛 세포 하나 하나 안으로 


내가 모를 상징들을 불어넣는 높은 지붕이 

고여드는 어둠을 깨끗한 손으로 훔치고 있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으면서 막힌 숨이 확 열리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후박나무의 등장이로군요,,,
깨끗한 손이 상징하는 것은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오늘 시 한 편을 쓰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코렐리 시인의 오늘시 역시 완성도가 높은 성공작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또 배우고 갑니다,,
아참, 저는 시에 마침표를 찍지 않습니다
대신, 쉼표를 찍지요, 왜냐하면 영원성을 표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Total 554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5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04
553
트리스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4-02
55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4-01
551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3-31
550
간장게장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3-30
549
벚꽃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3-29
548
진주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3-28
547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3-26
54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3-25
545
수선화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3-24
54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3-22
543
싸락눈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3-21
542
木魚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3-20
541
우쿨렐레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3-19
540
목련(木蓮)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3-18
539
카이아 댓글+ 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3-17
53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3-16
53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3-15
53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2-22
53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2-21
53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10-19
53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9-07
53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9-05
53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9-04
530
깃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09-03
52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9-02
528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8-31
527
과일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8-20
52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8-19
52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8-18
524
바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8-17
523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8-16
52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8-15
52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8-12
520
한여름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8-11
51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8-10
51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8-08
51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8-07
51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8-04
51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8-02
51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8-01
51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7-31
51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7-30
51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7-28
51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7-27
50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7-26
50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7-21
50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7-20
506
호수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7-17
50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7-16
504
高原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7-15
503
연꽃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7-08
50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5-22
50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5-19
500
갤러리에서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5-17
499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5-12
49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5-07
497
히미코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5-05
496
댓글+ 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5-04
49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4-26
494
시의 바깥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4-20
49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4-10
49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4-05
49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3-30
49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3-28
48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3-27
488
雪國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3-26
48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3-25
486
雪國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3-21
485
칸나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3-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