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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의 황혼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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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2회 작성일 21-01-19 18:14

본문

외곽의 황혼녘

 

벙거지를 썼으니 군고구마장수 같고

마스크를 썼으니 간호사 같고

장화부츠를 신었으니 토끼사냥꾼 같고

목장갑을 꼈으니 일용직 일꾼 같은 그가

아침 일찍부터 외곽도로 길에 나와 장사를 한다

누가 알랴, 세상에 시원한 그늘만 펼쳐두고

계절의 들바람은 잊을법한 그의 나이를,

손님이 들어서면 묵념한 가로수처럼 덤덤히 서서

일회용가스렌지에 번데기를 삶고 커피를 끓인다

그가 데려온 풍선소년인형이

바람 따라 기분 따라 그날그날 한쪽으로 쏠리며

어서 와라, 잘 가라, 길가에서 춤추며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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