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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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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1-01-20 07:21

본문

자작나무의 귀



찬 공기를 찌를 수 있는 침엽이 아니면 

모든 걸 아쉬움 없이 떨궈야 해 

앙상한 가지만 가지고 겨울을 버텨야 해 

매디 매디에 달린 귀를 크게 열고 

저 지하에서 들리는 코고는 소리 

잠든 엄마의 젖을 빠는 새끼 곰의 숨 가쁜 소리 

눈으로 볼 수 없다고 

어느 겨울의 소리도 간과할 수 없어! 

동면을 지켜봐야 

봄의 걸음 소리를 듣지~

매 시간 매 분 매 초 

귀에 들리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 

얼음장으로 그 소릴 숨기려 해도 소용없네 

바윗 덩어리 밑 동면중인 미꾸라지들의 

꼬르 락 소리 

자작나무 귀는 

아카시아 줄기 위 

바늘침에 찔린 눈송이 들의 작은 고통의 

속삭임 소리에 

하얀 겨울연정을 상상하네 

꽁 꽁 언 땅 속 따듯하게 실속 차리는 

아랫 마을 뒷 밭의 

봄을 기다리는

부추 뿌리의

하품소리 까지 듣고 있는 일월 중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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