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ine
페이지 정보
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1-01-21 01:34본문
Undine
기억하시나요. 바하의 샤콘느가 밤이 되어버린 그
순간을. 거대하게 강하하던 밤하늘의 맥동을. 둔탁한 발소리가 그 맥박을 닫자 저 너머 것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어요. 한 줄
바이올린 현이 가녀리게 떨었어요. 작은 소리들이 한꺼번에 딸랑였어요. 나는 그
황홀한 색깔들 안에 갇혀 질식해갔어요. 내 고막은
오 운디네. 흰 모래알들을 절망으로 씻으러 지느러미 철퍼덕! 갈라진 뱃속에
소금이 가득 채워진 구석 구석에서
당신이 내 살을 씹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녹슨 청록빛 철문을 닫다가 가시에 찔려
고통에 잠식되어가는 그대는
내 애인이지요. 나도 그렇게 썩어가고 싶어요. 당신의 미간은 펄럭이는 돛과 파란 하늘 사이에서 외로워
하다가 난소 (卵巢)속 불길로 내 금속질 신음을 난타하고 있지요. 우린 서로에게 피 섞인 침을 뱉고 있지요. 우린 서로에게
각혈하고 있지요. 우린 서로의 갈비뼈 속으로
동경이라는 불순물을 깊이 집어넣고 있지요. 우린 서로를 해체시키고 서로 꼭 껴안고 뜨거운 뻘 깊숙이
가라앉고 있지요. 우린 서로의 안으로
발버둥치듯 빠져나가려 하지요.
들어봐요.
한 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다른 소리들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어요. 이상한 빛깔이 소리들 위로 번져가기 시작했어요. 낯선 담장들마다
시뻘건 표정들. 우리가 안개처럼 걸어갈 때마다 뒤따라
오는 쇠사슬 찰랑이는 소리. 그것을 향해 귀
기울여봐요. 그것은 혹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