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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자유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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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3회 작성일 21-01-22 12:46

본문

돌연 자유스럽게

 

여기저기 굶주린 고양이가 밥 주는 한곳에 모여드는데

있던 몇 개의 모양 좋은 그릇을 멀리 차버리고

종지만한 밥그릇에 먹이를 몽땅 다 부어주었다

그릇을 골고루 나누어야지

곧 힘센 지역 고양이들 사이에 참극과 혈투가 벌어지겠구나

힘센 놈이 밥그릇을 지키며 물고 다니겠지

지방 전민(田民)들이 역겨워서 먹이를 숨기고 밥그릇을 뺏을 때까지

 

나는 방금 배로 강을 건넜는데

강 건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길이 솟아

강가에 모인 사람들이 마구 손짓하며 부른다

 

다시 돌아오라고?

, 내 집이 지금 불에 타고 있다고?

 

이제 겨우 집을 나섰는데 돌아갈 수는 없지

다 홀라당 타게 그대로 두시구려

재로 덮인 그 집 마당에 곧 새 주인이 들고 봄풀과 꽃이 자라날 거요

강마을의 기쁨이 아니겠소

강물을 읽으며 깨달았소

흐르는 구름과 강물은 나를 부르고 낡은 집은 나의 발목을 묶어

늙어죽을 때까지 구속한다는 것을,

그깟 집이야 어디든 가서 필요하면

간단히 새로 짓고도 남소

이제라도 어느 계절의 강물에도 젖지 않고

오직 나만의 봄을 건축하러 가는 중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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