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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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66회 작성일 21-01-24 10:45본문
진달래 꽃피었던 언덕으로
구름처럼 가볍게
할머니의 굽은 허리는
봄을 기대하며 분발하신다
눈길의 계단 앞에서
잠시 당황하여 멈추어 서신다
어디였던가, 우회로가 생각 안 나네
치매는 안 돼, 곧 봄이 오면
꽃구경을 한 번 더 해야 하거든
손주 녀석 키우던 유모차가
이젠 할머니의 지팡이가 되었다
세상 떠나시는 날엔
먼 여행길을 같이 날아가야 한다
할머니, 바퀴가 낡았으니
새 걸로 바꾸셔야 하겠습니다
아니예요, 날마다 걸레로 닦아 주어
아직 튼튼하답니다
아이는 유치원에 뛰어서 갈 수 있지만
할머니의 빈 유모차에서 지금도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유모차는 할머니의 허리와 다리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을 지켜드리기만 하면 된다
댓글목록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구름처럼 가볍게 분발하는 굽은 허리나
우회로, 같은 시선이 참 좋네요,
언어를 최대한 아끼신 다면 좋은 시를 쓰실 분 같습니다.
순례자님의 댓글의 댓글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가르침의 말씀 깊이 새겨 글 다듬는 일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달래 꽃필 언덕으로 가볍게 굴러가는
유모차에서 흘러나온 서정이 봄빛처럼 환합니다
순례자님은 마음이 따스하신 분 같습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순례자님의 댓글의 댓글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저의 부족한 시에서 환한 봄을 느끼시고 따스하게 격려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시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