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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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6회 작성일 21-01-26 07:26본문
잘 드는 칼로
사각사각 사과 껍질을 벗기는
동자승童子僧의 삽질은
언 땅을 걷어내어 봄을 발굴한다
동면冬眠 중인 지렁이를
아직은 깨우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각 병원 수술실에선
환자의 암세포가 도려내어지고
지하철역 계단의 할머니도
묵은 더덕 다듬는 일에 몰두해 있다
귀한 생살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칼잡이들이 두렵다
과육果肉을 통과한
성능 좋은 무기武器의 촉감,
사과를 먹을 때면
예리한 칼끝이 나를 겨눈다
그대여, 우리는
칼을 사용하지 않는 사랑을,
상처 남기지 않고 지울 수 있는
들꽃의 향기 같은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꽃의 향기란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잠간인데 우리 그렇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순례자님의 댓글
순례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그렇게 살고 싶은데 우리 현실에선 안 되지요?
석류꽃 시인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