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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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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21-01-31 09:05

본문

님프의 계절

 

님프의 계절이 온다

바람에 뜬 숲이 흘러간다

달은 햇살에 숨고

해는 달빛에 숨는 날도 있다

두 마리의 극락조가 님프 여인의 긴 머리칼을

둥지처럼 따르며 귓가에 노래한다

님프는 가늘고 흰 손으로 아름다운 기억을 빗질하지

추억을 소환하며 신비의 숲길로 새들을 이끄네

깊이 들어설수록 숨죽인 나무들이 눈을 빛내며

수화처럼 언어와 몸짓을 나눈다

바람에 떠있는 숲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숲에서 걷고 있는 님프들만 알 수 있다

님프들은 숲의 안을 들여다보고 숲에서 산다

작고 부드러운 새들의 심장이

숲 밖에서 날아드는 화살에 다치지 않도록

거대한 별의 풍력이 투명갑옷처럼 님프들을 감싸고 있다

눈앞의 슬픔을 이기면 눈앞에 기쁨도 금시 찾아오는 법

님프들을 만나면 쌓인 한탄을 꺼내어

숲 밖의 흐르는 강물에 던지는 방법을 일러주리

거리의 사람들은 반짝이는 높은 구두를 신고 행복을 찾아 방황하지만

바람에 들려있는 그 숲은 알지 못한다

간간히 먼 구름 같은 알 수 없는 곳에서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고는

잠시 멈추어 서서 고개를 저으며 의아해 할 뿐

늘 자기 집의 닫힌 상자에 꼭꼭 숨겨둔 패옥(佩玉)과 함께

마음을 던져두고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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