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뼈를 만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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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뼈를 만지면 / 희양
예쁜 것들은 가시가 있더라 가까이 갈수록 상처가 있었지, 그래서 너와 나의 사이에는 간격의 잣대를 가지고 다녀야 해,
그 간격은 하양 물렁해서 어머니가 붙잡혔어, 낭떠러지로 발을 내딛는 서술은 리얼했고 눈물의 묘사가 애절했어
친밀하다는 뜻 속에는 퉁퉁불은 언어가 있었어, 붙잡을수록 갈치속젓 냄새가 났지, 그러니까 辛夷(신이)* 그 삶처럼
경사진 시간은 낮달처럼 질긴 거야 새해는 방충망 너머 가로수처럼 락킹춤을 추며 젖은 행성들을 지울거야
오후의 내장이 헐리고부터 비틀거렸어, 계단 밑에 숨어있던, 어둠이 상처 난 오후를 지웠어,
오후 다섯 시 반, 어둠의 군대가 구둣발로 침입을 하여, 거실이 위독했으므로 LED 초병들이 낫을 들고, 어둠의 줄기들을
쳐내고 있어, 베림박에 깜박 병이 든 벽시계는 몇 조각 남은 오늘을 초 단위로 썰고 있네, 아무리 시계 다리를 붙잡고
낙로를 해도 붙잡을 수 없기에 비륜 그 허공을 표류하는 마음은, 실시간으로 프린트기에 복사가 되고.
* 목련꽃을 싸매고 있는 봉오리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예전에 희양님 시 몇편 읽은 것 같은데
내공이 깊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인상적인 표현들이 시선을 확 잡아 끄네요
잘 감상했습니다^^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부족한 글에 과찬입니다
삶속에 붙잡힌 날과 시간을 해부하면 안따까움이 있고
날마다 배달되는 행성들은 맛이간 옥수수처럼
맛을 잃고 말지요
결고운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