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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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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1-02-07 09:26

본문

심상도(心想圖)

 

어느 날은

시간을 조각조각

아까운 편옥(片玉)을 나누어 깬 듯

당신과 마주한 하루가 짧다

또 어느 날은 당신의

망할 일언(一言)에 코끼리 코처럼 숨 참는 하루가 길다

기분은 초록풀이 되기도 쓰러진 고목이 되기도 한다

입에서 내뿜는 기후가 불목(不睦)하면 눈앞의 하늘도 찌푸린 듯 보인다

어린고라니가 지나는 찻소리에 놀라 벼이삭 가득한 논에

뛰어들더니 논물을 질벅거리며 먼 요하(遙河)를 헤매듯 한다

당황한 때에는 마음에 의혹과 불안이 겹치니 걸어도 걸어도

빙빙 원을 그리며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당신과 내가 간혹 의견이 달라도 서로 조롱하며 훼방하기를 멈추고

누구든 먼저 마음의 눈길을 좋은 쪽으로 돌려야겠다

당신을 비추는 하늘도 나를 비추는 하늘도 어제나 오늘이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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