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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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발을 담그면 나를 흔드는
아프리카 해변 아이들이 물장구치는
뜀박질의 파도를
나는 안다, 그것은 언젠가 내가
냇물에 띄워 보낸 탄식歎息의 메아리인 것을
파도에 깃든 아이들의 기쁨과 어둠은
첨벙첨벙 대서양을 뛰어 건너고 태평양을 헤엄처서
흰 물거품을 일으키며 달려온다
어딘가에 있을 내 아픔의 근원이여,
황홀한 이 아침에 나는 부끄럽지만 행복하다
내가 품었던 불순한 연모戀慕의 언어에
잔잔한 위안으로 응답하는 일출의 저 광채는
그대가 사는 항구도시 정원에서
귀한 꽃 한 송이 꺾어서 가져오고 있음이 아닌가
아이들은 뛰고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잎을 스치는 바람이 마냥 괴로운 것만은 아니어서
고독했던 젊은 시인도 내 곁에 앉아
무조음악無調音樂의 격식 없는 긍정으로
봄을 기다리는 이중창을 전송한다
우리의 노래는 파도에 어울리는 바람이 되어
지구촌을 이륙하고 우주촌을 항해하고
내 죽음의 별에까지 초원草原을 실어 나른다
댓글목록
승윤님의 댓글

시를 많이 다루어 보신 분인 듯합니다.
촘촘한 사유와 유려한 문장이 멋진 시를 낳았네요.
이곳에 좋은 시를 쓰시는 분이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래 깊이 쓰신 솜씨에 경의를 표합니다.
순례자님의 댓글의 댓글

시에 관심이 깊고 많이 읽은 건 사실입니다만
쓰는 일에는 익숙치 않습니다.
언제나 서툰 아마추어로 남아서 취향이 어울리는 분들을 만나
느낌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지요.
피플멘66님의 댓글

가짜도 진짜 처럼
쓰실것 같다지요
순례자님의 댓글

가짜와 진짜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할 때가 많을 만큼 안목이 미숙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말씀은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