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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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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9회 작성일 21-02-21 09:55

본문

 누수 / 백록

 

 


   샌다. 수도꼭지에서 구정물이 질질 샌다

   하얀 천으로 녹이 슨다

   누렇게

 

   우수의 꽃샘 기슭에서 얼핏과 설핏 사이를 헤매며 얼치고 설치던 잠이 누액이라 읽는다

   늙은 누에의 각막으로 찔끔거리는 눈물이라며 깨어나는 순간부터 묘하게 생긴 것이 거북이처럼 대가리를 숨기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물건이라며 발도 없이 꾸물거릴 땐 잠꾸러기를 닮은 잠의 족속이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용불용설을 꿈꾸는 용이었다며 전생의 날개를 단 아였다며 고추 같은 고치를 품은 견이었다며

 

   애시당초 불을 품었던 놈

   지금의 네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더냐

   기어나갈 구멍조차 기어코 못 찾는

   너는 좆도 아닌 놈이더냐

   너는 그냥 물이더냐


   샌다. 질질 

   샌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를 품은 문지기의 심상이 편치를 않은 세상입죠
어쩌겠습니까?
세월에 기대어
세월을 따라 가는 수 밖에요
물도 아닌것이 물이라 맑은 척하는 요지경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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