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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478회 작성일 21-03-01 10:02

본문

/ 백록

 

절기거나 계절이거나
혹은 기념일이거나
우수의 아파트 창마다엔 실외기들만 축축이 깃발처럼 걸렸습니다
펄럭이던 풍경은 어느덧 백 년을 넘은 듯

오늘도 갯가엔 희끗한 아우성의 절들이 이 섬을 닦달하고 있고
산자락엔 탑골공원 같은 절간의 기와가 어른거립니다

지금은 어쩌다 속절없는 시절입니다
마디마디 뚝뚝 끊어져버린
절삭의 삭막이거나
절개의 각막이거나

언뜻, 삼월의 달력엔 홍역 같은 점 하나
늙은 기미처럼 걸렸습니다
무신의 간지干支
칭원稱冤하게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떠올린 소리 ///

모음母音 / 백록


그 시작은 아래아
점 하나에서 비롯했을 터

아!

문득, 잉태한 생으로부터의
첫소리겠지

에!

꾸물거리던 점 하나를 키우던 자궁
그 터무니로부터의
홀소리거나

이!

이 시 저 시 기회를 꿈꾸던 시간
그 순간으로부터의
신음이거나

오!

마침내 하늘의 광명을 찾아 나선
황폐한 이 땅의
감탄사거나

우!

어쩜, 여린 팔과 다리가 날갯짓하는 찰나
흘리던 눈물의 소리겠지
지난한 가뭄
그 통증의 핏빛으로 내리는
빗소리거나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쫄깃한 면발로 수타한 시를 읽습니다

시의 조율이 찰떡처럼 맛깔스럽습니다
좋은시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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