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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따스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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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2회 작성일 21-03-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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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따스한 날


 정민기



 봄 해 터질 것 같은 따스한 날
 동네 할머니 버스 정류장에 앉아 계신다
 하늘에는 낮달 먹다 남긴 귤 조각처럼
 떠 있다 말랑말랑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해
 조마조마하다 봄바람 슬며시 불어오다가
 실수로 살짝 건드려버린다 톡, 터져버린
 귤 같은 해에서 진한 햇살 즙 떨어진다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귤껍질의 파편들
 상큼한 저 아우성은 초봄처럼 아직 어리다
 눈 부신 듯 찡긋, 한쪽 눈을 감았다 뜬다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는 따가운 햇살
 새콤달콤한 즙이 줄줄 흘러내릴 것 같다
 한 알의 으깨어진 귤에서 흐르는 즙인가
 야트막한 내리막길을 흐르듯 내려오는 버스
 햇살 즙 흐르는 등을 앞문으로 쑤셔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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