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배 모놀로그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종이배 모놀로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441회 작성일 21-03-08 00:01

본문

종이배 모놀로그

      활연




          쪽창에 볕 든다

  기름진 세상에서 주변머리 없어 한 끼 구걸하지 못하고
  끝끝내 움켜쥔 한 주먹 자존

  뒷골목 벽골제에 잠기는 날을 누가 기억할까
  사랑했노라 고백하는 이도 그때 살갗이 그립단 이도

  푸른 뼈 핥아줄까 창자가 뒤틀려 풀 한 끼 뜯을 수 없는 가풀막 밀어 올리다 구호식량처럼 창에 어리친 몰골
  빈 웃음 닦으며 차라리 고요해지자

          여기는 망자의 거리
          죽어서 눈빛 나누는 철 늦은 거리

  때아닌 낯설고 환한 빛, 창밖으로 아이들 우짖는 소리 밖의 소란은 지금 아무도 배곯지 않았다는 뜻

  쓸쓸한 유배를 마감하며 그림자보다 더 낮게 누워 마천루 비켜서 강렬한 눈빛 맞추는 햇살

          음지는 목덜미였으므로
          오래도록 핥아주어도 모자랐으므로

  커다랗고 둥근 꿈을 발아시키다가 화수분 멈칫 공중에 떠 있는 순간
  외로웠지만 황홀했다

          밤낮 갈마든
          아사할 뱃속에 희미한 혼불 떠돌아

  냉골은 차갑지 않았다
  얕은 홑이불 위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멸의 발자국

          기껍다
          천천히 끌어당겨 덮는 포근한 내세

          내 속의 내가 나를 찌른
          내 속의 남이 나를 벼른

  창 모서리 닦는 친근한 햇살 쥐구멍에 든 가느다란 빛살조차 공평해지려 주춤서기한단 걸 믿을까 저 빛, 날카로워도 온누리 다 먹이고 재운다 시든 잎 제 몸 수그리고 말라갈 때 맑은 눈 지우지 못하고 아득히 바라보는 갈맷빛 세상

          마른 뱃가죽 움켜쥐고
          바닥보다 더 깊이 납작해지려는

          종이배

          예술은 아무것도 아니어도
          아무도 듣지 않는 소야곡일지라도

  몰락한 문장 앞에 냉수 한잔 바치렴
  대명천지 불콰한 딜레마를 위해 반전 없는 반전을 위해 몸 녹여 지핀 시나리오

           그 아득한 예감에 나를 묻어다오




댓글목록

1활연1님의 댓글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 시는 2011년 경 32세 이른 나이에 작고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을 기리며 쓴 것입니다.
오래전 글을 조금 손보았습니다.

내가 읽은 시방에 이따금 기성 시에 대한 감상을 적어 올리곤 하는데
'공부'의 의미입니다. 두루 읽는 것 또한 시를 쓰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서로 가볍게 나누는 말도 다정할 때가 많습니다.
수담은 요즘의 시국에 적절한 간격이라 여깁니다. 서로 격려하고
읽어주고 시를 즐겁게 감상하고 논하는 곳이기를 바랍니다.

희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희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는 내내 예리한 칼끝을 꺼꾸로 잡고 아파하는 시적화자를 읽고
애틋함이 가득했는데
최고은 작가님을 생각하며 쓰신 것이군요

활연님의 시는 몇번을 읽고 탐독을 해도
내게는 조례에 옻칠하는 격이네요 ㅎㅎ
좋은시 감동으로 읽습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유의 파도가 태평양입니다.
'수담은 적절한 간격'이라는 말씀 동의 합니다.
자주 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고름이 살 되나?' 경종을 울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술은 아무것도 아닌
아무도 듣지 않는 소야곡일지라도///

활연님이 띄운 종이배 모놀로그
벽골제의 초혼으로
듣습니다

감사합니다

Total 34,635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82 12-26
3463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 13:41
34633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11:33
3463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9:22
3463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8:38
346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6:54
34629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4:33
34628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4:02
34627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1:19
34626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0:00
3462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5-02
34624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05-02
34623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5-02
34622
산책 새글 댓글+ 3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02
3462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02
34620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02
3461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5-02
3461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2
3461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2
34616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5-02
3461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2
346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01
34613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1
34612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1
3461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01
3461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1
34609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01
3460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01
34607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01
34606
산에 핀 연꽃 댓글+ 5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5-01
34605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1
34604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01
3460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5-01
3460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30
346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4-30
34600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30
3459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30
3459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30
34597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30
3459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4-30
3459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4-30
34594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30
3459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4-29
34592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9
3459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9
34590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9
3458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4-29
3458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9
34587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9
34586 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4-29
3458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29
3458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4-29
3458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8
3458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8
3458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8
3458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28
345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4-28
3457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27
34577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7
3457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4-27
34575
산77번지 댓글+ 2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4-27
34574
초여름 노래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4-27
34573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4-27
34572 소리안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4-27
34571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4-27
3457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27
34569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6
34568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6
34567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4-26
3456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