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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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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21-03-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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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타주

      활연




  문간으로 빗방울이 들이치고 나뭇잎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적당한 물기 밴 모서리를 회음 했습니다

  강가에 나가 울기도 했습니다 먹물 굳은 메아리를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며 죽은 살을 헤집어 울대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외로움은 밀가루 반죽이라서 자꾸 치대야 거반 죽은 몸이 되었습니다

  폭풍이 지나고 둥치만 남아 허파 잃은 가슴이 답답했지만 한 그루 종말을 밑동에 그렸습니다 낯선 방언으로 이적을 옮겨 사금파리 햇살을 쪼아먹으면 환시도 보였습니다

  먼지 껴입은 계절이 옷장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낡은 서랍을 개비하고 더 낡아갔습니다

  국적이 없어 언덕을 잃었지만 슬픔은 강물에 버렸습니다 너울과 파랑이 밀려올 때 나무에 기어 올라가 간신히 살아남은 얼룩이 있었습니다 나무 허리춤에 발끝이 대롱거렸습니다 금니를 빼고 반지를 빼고 목걸이를 걷어가는 악착같은 힘줄이 물관을 올랐습니다 시취가 새는 해변이었고 사람은 우표였습니다

  다 잊은 듯 파도는 코발트블루였습니다

  빙정 같은 웃음으로 그림자도 한평생을 살았습니다 청동 울음을 깁는 어둠상자는 시간의 타살자를 플래시백 해주었습니다

  야자나무 꼭대기까지 노을이 차올랐습니다 한 그루 높이로 목숨들이 나부끼고 갯바람은 불타는 돌을 삼키고 혼잣말을 중얼거렸습니다

  첫울음 터진 화석이 태장계를 흘러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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