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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내 너와 함께 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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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끼요오오오옷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20회 작성일 21-03-14 00:04

본문

가진 거 없이 무거웠고 부족한 것이 넘쳐흘렀다

가난한 마음에 햇살만이 유복하게 비추는 봄날

난방도 냉방도 불요하는 이 평등한 춘기에 마취돼

아무것도 안 먹고 살 수 있다는 듯 초연 속에서

휘날린 낙화 적시며 꽃보라가 그칠 때는

육골도 홀연 흩어 사라짐을 허망히 바라니라

홑몸 뉠 데와 하루 한 끼 정도의 꿈

꿈이 가난한들 잊으랴

누워 마주한 천상에

워낙 아름다워 느리디느려 보이던 벚 비는

땅 닿은 적 없는 속도로 내 안에 여전히 날려

그마저 그칠 땐 아쉬운 명 홀가분히 재촉하리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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