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하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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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5회 작성일 21-03-16 13:16본문
지금은 돌 무더기인 돌 하르망이 오백이나
되는 아들들 죽을 끓여주느라 커다란 솥 속으로 몸을 들이밀다 그만
죽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아들들은 제 어머니가 죽은 줄도 모르고 서로 다퉈 죽을 퍼먹으며
맛있다 맛있다 소리쳤다 한다. 나중에야 곤죽된 제 어머니를 먹은 줄 안 아들들이 피눈물을 흘리다가 거대한
바위들이 되어 석양 안에 서 있다. 내가 그 바위들 틈에 가 선 것은 지난 삼월 초였다. 그때까지는 봉굿 달아오른 항아리의 곡선이 뜨겁다고 생각하다가,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동안 유채꽃을 호랑나비를 분지와 거대하게 눕혀진 억새밭과 바위굴과 해골을 만났다. 그것들은
투명한 유리벽 안에 갇혀 있거나 혹은 유리벽을 향해 쾅 쾅 몸을 부딪고 있어서 나는 늘 혼자였던 그 외로운 43 (사삼)의 벌판을 느낄 수 있었다. 총탄이 지나가던 돌
하르망은 높이 3미터가 넘는 거대한 돌 배였다. 그것은 탑으로도 못 쓸 만큼 널찍하고 차가왔다. 작은 쥐와 뱀 한 마리와 기괴한 용암이 교목으로 굳었다. 몸이 청록빛으로 부풀어오른 여자아이 하나가 산굼부리를 두 손으로 낑낑 굴리며 이편으로 다가왔다. 습지에
짓무른 억새들이 한 방향으로 스스스 흐느끼며 눕고 있었다. 구리 동전처럼 한 면이 다른 한 면을 노려보는, 자세히 보니 억새들은 눈꺼풀 사이에 붉은 기둥 세개를 수평으로 걸치고 잠자는 중이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하르망이라///
부러 창조하신 말씀인 듯
돌할망도 돌하르방도 아닌
하르망이라...
외돌괴가 바당을 품은면
개로도 읽습니다만...
아무튼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돌문화박물관에 갔더니 돌 하르망과 오백장군 신화가 새겨져있더군요.
제가 만든 단어가 아니라 그렇게 비석에 새겨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위 시에서는 돌 할망하고 짧게 발음하는 것보다 길게 발음하는 하르망이 더 맞는 것 같아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피플멘66님의 댓글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트멍 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 돌문화 박물관에서
스케일이 대단한 돌 조각들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와는 인연 없다고 생각해온,
이집트나 모아이섬 거석문화같은 것이 거기 있더군요.
그 신화에 대해 써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