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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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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0회 작성일 21-03-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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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녀라고 했던 여자는 인어를 닮지는 않았지만 카운터 뒤에 앉아 바닷소리를 입으로 내고 있었다. 아니, 입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 흉통 가득한 폐로 직접 바닷바람을 불어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피냄새 섞인 바람 안에서 가물치 닮은 태아가 꿈틀거렸다. 여자는 어디로 가라앉고 있었던 것일까. 때묻은 먹나무 판자 저 바깥에서, 사실은 지느러미를 떼어버리고 싶었던 것 아닐까. 창밖으로 비린내 나는 햇빛 속에서 흰 등대 하나 까마귀 한 마리 여자는 상반신을 벗었다. 비린내 나는 청록빛 죽이 모락모락 내 앞에도 있다. 여자가 그 안에서 헤엄치고 있다. 곱슬곱슬한 껍데기 속에 작은 두 눈동자를 촉수로 내밀던 여자는 늘 바닥으로 곤두박칠치던 여자는 역한 비린내 빛깔을 모았다. 하염없이 투명한 것들을 모으고 또 쓸어담았다. 나는 어느 여류시인과 앉아 청록빛 즙을 함께 마신다. 월경을 한다고 했다. 유채꽃들 위에서 바위가 짓이겨지고, 초봄은 즙이 되었다. 이제 초봄도 그냥 잠의 표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울 아버지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주무시고 계신다. 이제 초봄의 가슴을 절개하고 싱싱한 폐를 들어낸다. 청록빛 죽 안에서 여자는 새하얀 물거품이 된다. 물거품이 다가오고 물거품이 물러가고 소금기 가득 비린 향기가 바위 위에 힘껏 던져져 산산조각나고 바닷말 몸부림 대신 여자가 내 쓰린 혀 뒷쪽에서 이리저리 헤엄쳐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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