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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봄이로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6회 작성일 21-03-20 13:49

본문

이로되 / 백록

 

 


봄 내려온다 봄 내려온다

벚나무 검은 등짝을 타고 하얀 꽃들 내려온다


화르르 화르르

 

지나치는 벌의 표정들 몸달아 나비의 감정들 덩달아 호들갑을 떠는데

마침, 이놈의 모가질 돌리는 디스크는 삐거덕거리고

참말로 환장할 노릇이로다

축 처진 시선엔 얼어 죽을 눈 같은 것들만 잔뜩 밟히고

차라리 멍석이라도 깔고 드러누우면

그네 타는 춘향의 치맛속이라도 비칠까

이참에 관짝을 열고 드러누우면

천사의 손짓이라도 비칠까

 

이러쿵저러쿵 중얼거리는 와중에 문득

여기를 내 묫자리로 쓰면 괜찮겠다며 한참을 머뭇거리는데

늙은 고양이 한 놈이 어슬렁어슬렁 기어간다

얼른 따라오라는 듯 힐긋힐긋 돌아보며

얼룩진 꼬랑지 꽃뱀처럼 꼬드기며

특별히 점 찍어 둔 명당

따로 있다는 듯

 

방향이 어찌 낯이 익다

어느 중늙은이 면벽수행하는

그 구석인가

거참!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처럼 된다는 것
어쩌면 백록님의 일상인듯합니다
젊어서는 수십 편의 소설처럼
그러다 나이가 들면 한 편의 시처럼
살아가길 바랐던 것처럼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질문 속에서
초연하실 백록님의 모습 응원하겠습니다
봄 내려온다
봄 내려온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이 뻣뻣해서 정형외과 다녀오던 풍경 앞에서 푸념 한자락 내려놓던 생각입니다
작금의 세태를 허접하게 소환하며 얼버무리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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