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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를 잡는 이유에 대해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03회 작성일 21-03-21 02:14

본문

열기를 잡는다

두어 시간 흘려 둔 물에도 사각의 결속이 흐트러지지 않는

열기의 비늘을 치고, 지느러미를 떼고, 배를 가른다

속장갑을 끼고, 고무 장갑을 끼고, 또 그 위에 목장갑을 끼고

잡는 열기는 정말 뜨거운 듯 붉고 또 붉은데

등지느러미에 찢긴 구멍으로 새어들어 흥건한건 냉기다

​열기의 뱃속은 새까맣게 타 있고,

열기의 내장은 한달음에 쭉 딸려 나오고

열기의 아가미는 전기 가마 열선처럼 꼬여있고

열기의 눈알은 찜솥 안의 달걀처럼 하얗다

뱃속을 확 털린 열기는 속이 시원해 보인다


동음이어로 장난질을 하며 열기를 잡는다

박스떼기를 찢어 붙인 목욕탕 의자에 앉아

방수 앞치마에 튀는 비늘을 물방울처럼 맞으며

열을 받을데로 받은듯 지느러미에 가시가 돋친

열기를 확 빼내려는듯 열기의 배를 지퍼처럼 연다

가위로 지느러미를 자르면 열기의 방향이 사라지고

칼끝을 밀어 기분을 거스르면 순간이 매끄러워지고

목장갑 낀 엄지로 내장을 밀면 간도 쓸개도 다 빠져


이제 열기는 소금을 맞을 차례다

한 여름 우박처럼 왕소금 철철 맞으며

한 풀 꺽힐 때다

땀의 염도가 몸에 베인 열기가

사는 맛을 알 때다

뜨거운 상념을 안고 밤을 세워 뒤척여도

아가미 밑에서 항문까지

한번 터져 다물어지지 않는 큰 웃음을

배포에 머금을 때다

젓가락에 뜯겨서 뼈만 남는 일보다

한 젓가락도 찔리지 않고

한 마리 열기로 식어가는 일을 두려워하며

시장하고 가난한 밥상을 꿈 꿀 때다

그래서 기사 식당 찬모들은 열기를 잡는다

냉동고에서 상자째 꺼낸 열기를,

흐르는 물에 놓아주어도 달아나지 않는 열기를

배고픈 이들의 목숨을 데워줄 열기를

잡고, 또 잡는 것이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여주네요..
정말 시인입니다
시집 꼭 출판하세요
이건 부탁입니다
이런 훌륭한 시를 쓰는 시인이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승화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승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하여, 는 없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열기의 반복도 많이 생략하고 싶고요.
퇴고 잘 하시기 바랍니다. 냉동열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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