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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낙화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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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88회 작성일 21-03-22 07:48

본문

봄 낙화 한 잔


 정민기



 꽃샘바람 불어와 봄 낙화 한 잔 마신다
 공중을 떠돌다 이내 떨어질 듯
 낙화 한 모금이라도 얻어 마시고 싶다
 향기로움에 반해 너를 그냥 지나친다
 길고양이가 야옹거리다 잠드는 밤
 환한 꽃 널브러져 신음 같은 향기 내뱉는다
 지상과 이어진 빛을 놓지 않으려는 달
 토끼잠을 자고 있다 꽃 멀미 같은 현기증에
 깜짝 놀라 눈을 뜬다 이름 모를 그대가 내민
 낙화, 그 부드러운 입술 한 잔이 향기롭다
 파도가 봄노래 흥얼거리는 바닷가에 앉아
 그림자 적시며 낙화 한 잔 마신다 졸음이 온 듯
 햇살 포근하다 방금 정박한 어선 한 척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뒤늦게 날아온 갈매기
 그대가 부친 편지 아닌 노래 들려주고 있다
 모래의 깊이만큼 낙화 한 잔에 사랑이 스며든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화 한 잔에 취해는 그곳에서 하루!
마시는 술 중에 최고의 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계절보다
봄이 빚어내는 그 낙화의 술잔에 어리는 풍경과
모든 것과 마음 열어야 하는 그 순간에
맞이는 그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책벌레 시인님!

책벌레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몰려왔습니다.
꽃잎이 바닥을 닦고 있습니다.
애처롭고 가엽습니다.
좋은 봄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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