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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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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78회 작성일 21-03-26 10:08

본문

눈물의 맛

 

지워버리면 보이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눈으로

지워지지 않는 것을 본다

종점으로 가는 버스 속의 옛사랑처럼

백지 위에 쏟아진 것은

독한 술과 함께 밤의 내장을

선명하게 염색하므로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아스팔트의 깊은 살을 찢어발기고

먼 곳의 갈비뼈에 실금을 내면

쓰러진 병에서 흘러나온 적막은

식탁을 일으켜 세우고

     

속이 새까맣게 탄 활자들은

바닐라 향의 눈물을 핥는다

밤을 무서워하지 않는 바람과

그림자를 감춘 어둠처럼

접혀진 관절 어루만지며

    

지워지지 않는 것은

그리움이 되기에

     

누군가의 잠을 기웃거리며

  

지워지지 않는 것은

아픔이 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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