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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5회 작성일 21-03-28 21:20

본문

숨/ 최경순


낙타가 빠져나갈 수 없다는 바늘 귀,
점점 봉인되어가는
기도에서 휘파람 소리가 난다

화르르 타올랐던 불꽃 같은 들숨,
금세 꺼져가는 불씨 같은 날숨,
염병할 숨은 눈치도 염치도 없이
들숨과 날숨을 갉아먹고 있다

햇살 지운 아침,
시간은 아주 가늘게 호흡하더니
폐포의 스위치가 하나, 둘 꺼져 간다
숨이 지워지는 날 봄도 지워지겠지

하얀 창문 너머,
아침 내내 봄비가 주름진 벽을 타고
눈물 흘리듯 하염없이 울고 있네
 
꽃처럼
활짝 웃지 못하는 몽울진 빗방울,
나뭇가지 턱밑에서 끊어질 듯 매달린 채
절망 속 봄을 피우려니 버겁다

찰라를 잊지 않으려는 듯,
숨의 눈동자는 봄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이지는 않으나
생명의 숨은 언제나 치열하겠죠
여전히 하루라는 치열한 열기에
선명한 빗방울 같은
나날들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ㅎ
잘 지내고 계시죠^^

최경순s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사가 늦었네요
한뉘 시인님은 열정이 넘치십니다
폭 넓은 시상에 늘 감탄합니다
저는 의욕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가끔 시마을에 들어와 눈팅만 하다 갑니다
봄이되니 대지는 소생으로 분주한데
저는 삶의 질을 찾아 헤매고 있답니다
시인님! 코로나 조심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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