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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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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28회 작성일 21-03-30 03:52

본문

황사 바람


 정민기



 거인이라 부르고 싶은
 봄의 허리춤에 찬 호리병이 열렸을까?
 입김 같은 황사 스멀스멀 기어 나와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이곳저곳 둘러보며 함부로 쓰다듬어본다
 힐끗힐끗, 마스크 쓴 사람들이
 벚꽃 구경 나왔다가 눈망울만 드러내 놓고
 못 볼 거라도 본 듯 흘겨본다
 점점 짙어지는 황사 속에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반갑게
 권투라도 하는 흉내를 내겠지만 오늘만큼은
 그저 눈웃음만 무지개처럼 건네줘도
 나나 상대방이나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
 건너편 산에서 막 진달래가 향기 토해 놓는다
 그걸 받아서 이쪽 들녘에서 개나리가
 플루트를 꺼내 입에 물고 연주하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황사 바람으로 나온 봄
 다시 들어가 그 잠옷 바람 갈아입었으면
 좋으련만!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독한 황사!
온 땅을 덮은 악마의 발톱!
바람에게 모두 맡겨 흩어지는
파란 하늘을 보고 싶은 봄입니다.

책벌레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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