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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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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1-03-30 16:30

본문

 


창 밖을 바라보니 죽은 떡갈나무 한 그루 높이 솟아있고 가지 위에 새 둥우리 하나 있었다. 


둥우리는 비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둥우리는 작년에도 비어 있었다고 기억한다. 멀리 뵈는 초등학교 운동장 모래알들 하나 하나


빨갛게 달구어져 아이들 발바닥 껍질이 눌어붙어 있다. 


샛노란 개나리들이 꿈틀꿈틀 색채를 집어던지며 난폭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색채의 세포들이 뭉개지며 비린내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유리창을 투과하여 둥우리가 무언가 내게 속삭인다. 내 등뼈에 박힌 잘 벼린 칼날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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