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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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침
시비 소리에 깔린 시간
시간 속에 쌓인 소설
소설이 끝나갈 때
시침 소리에 흩어진 이야기는,
나그네의 종소리에 맞춰
가슴에 가라앉아 꿈 속에 잠긴다
함께할 수 없는 낮과 밤이
노을이란 입맞춤을 하니,
그의 시계는 멈춰있지만
어쩌면 버려진 것일 뿐
잠깐이지만 그의 시간은 흘렀다
둔탁하게 흘러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은
아련한 기억을 한 잔 더
마시도록 목을 태우고
하늘 뒤편으로 떨어진 사랑으로
노를 젓게 한다
붉은 빛의 바다 저 빛에
다다를 때 즈음
더 이상의 물은 없을 것이기에
시침은 분침과 함께 떠오를 것이다
손에 잡을 수 없지만 따뜻한 그들은
새벽이 울릴 때 서로를 마주하고
그 분의 시계를 돌려놓을 것이다
붉은 파도가 다가온다
조각난 것들을 흘려보내고
모서리를 무디게 하는,
그런 붉은 파도가
그의 시계 속에서 다가온다
그들은 파도 소리 따라
몸을 맡긴다
그렇게 그들이 한 곳을 바라볼 때
비로소 완성되는 하나의 원(圓)
비로소 끝나가는 무한한 원(怨)
그리고, 시작되는 하나의 원(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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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사람님의 댓글

오랜만에 공을 들여 진지하게 시를 써봤네요...허접하긴 하지만 기분은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