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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 비석 앞에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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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0회 작성일 21-04-04 00:15

본문

지 얘기는 죽어도 아닐 거라 생각할 것이나
그것이 자신을 향한 간과라는 놈이다
생사여탈의 순간을 앞에 두고
호기로운 거부의사를 밝힐 수 있겠느냐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에 들어갈
힘은 그리 많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네가 죽이지 않으면 네가 죽을 일 앞에서
얼마나 버티고 뻗댈 수 있겠는가?

지 얘기는 한사코 아닐 거라 생각할 것이나
그것이 자신만 속한 합리화란 놈이다
편가르기의 순간을 앞에 두고
낮에는 이쪽에 밤에는 저쪽에 줄타기라니
오래 굶주린 본성을 일깨울 만한
피는 그저 흔적만으로도 넘치는데
저 혼자 똑똑한 줄 알고 박쥐처럼 붙어서
얼마나 버티고 뻗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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