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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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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5회 작성일 21-04-05 11:10

본문

천 개의 원죄



1.
서쪽 바다에서 날아온 햇무리가 성산대교
남단의 물비늘을 마취시킨다
물비늘의 뺨을 세차게 할퀴는 바람 소리는
오천 년 한강의 유전자 속을 헤엄치던 중증의 중독자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유일한 통로
우연을 가장한 전두엽 혈관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옷을
벗고 포효하는 무욕의 바람들
그들의 현란한 몸짓이 그의 온몸을 휘감는다

압슬형을 복역 중인 보도블록을 뚫고 나온
민들레꽃이 빚은 원죄의 의미일까
이상향을 꿈꾸다 목이 잘린 자유인들의
처절한 호명일까

까무룩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나와 포물선을 그리는 쇠기러기 떼의 비밀 언어처럼
맹수의 송곳니에 갈기갈기 찢긴 세로토닌의 적막에
거꾸로 쓰러져 절명하는 봄비의 비명들
필연을 가장한 천 개의 우연이 검붉은 피를  토하며 한강
물비늘에 수직 낙하한다

그리고  하나둘 사멸해간다



2.
그날 밤 한 남자가 성산대교 남단에서 바지를 벗고
수음하는 장면이  유투브 동영상으로
유포되었다



3.
동영상에는 그가 흩뿌린 고단백의 정액을
게걸스럽게 받아먹고 재잘거리는 암컷 붕어 떼의
살굿빛 민낯이 발견되었다



4.
맨몸으로 파들대는 붕어 매운탕도 설핏 같이 보였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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