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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의 서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79회 작성일 21-04-11 12:56

본문

멸치의 서정

 

봄 햇살에 잘 마른

바람의 꼬리를 밟았다

우연일 수 없는 몸짓으로

비린내와 허공 사이에 자신을 묻은

파도의 맥박과 그물에 걸린 달빛

팔딱거리는 꿈 위에 필사하며

감겨지지 않은 눈과

감을 수 없는 눈

화석이 된 등뼈와

검게 쪼그라든 욕망

전생의 그림자와

발등 위에 엎질러진 사랑 

시간의 무게로 눌러 단단히 봉인하듯

죽어서 다물지 못하는 입

잔에 고인 어둠으로

천천히 여미어주었다

지느러미도 없는 슬픔이

밤의 국경 넘고 있을 때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입과 마지막 마무리가 참 좋네요.
좋은 표현들이 곳곳에 있어 감상하기 참 좋았습니다.
멸치로 이런 근사한 시 오랜만에 접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뻐꾸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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