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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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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1회 작성일 21-04-12 12:43

본문

고사리 / 백록

 

 

동안거에서 뿌리로 근근이 버티다 가까스로 고개를 내민 너를 보는 순간

나의 허접한 삶과 죽음을 생각한다

조상을 섬긴다는 핑계로 삼천배도 마다하지 않는 빌어먹을 나의 허기가

너의 표정처럼 꼼지락거린다

 

이제나저제나 

할락산 기슭 가시자왈 트멍에서 일편단심 백이숙제를 떠리며 

청명淸明과 곡우穀雨사이를 희비의 쌍곡선으로 얼씬거리는 

너의 끈질긴 고생살이야말로 

충심忠心의 생이다

 

어린 모가지 무참히 꺾여도 되살아나는 

너의 초월 같은 근성이야말로

억겁의 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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